"부동산도 생필품이에요. 우리 삶과 밀접한 의식주 가운데 하나죠. 당장의 수익만을 위해 확인 안된 매물을 올린다면 소비자와의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져내릴 수 있어요."
인터넷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부동산앱은 젊은층들 사이에서 방을 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디어윌, 부동산114 등 자본력을 갖춘 부동산정보업계 업체들이 부동산앱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가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동산앱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단연 '직방'이다. 채널브리즈는 '직방'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부동산앱 시장을 개척한 벤처기업이다.
안성우 채널브리즈 대표는 "2012년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믿을 수 있는 정보만 제공한다'는 원칙 아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쇼핑몰 등이 보편화되면서 일반 상품 정보의 신뢰도은 크게 향상됐지만 유독 부동산 매물 정보의 신뢰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앱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허위매물은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머님, 방좀 확인하고 가도 될까요?" 발로 뛰며 구축한 '신뢰'
안 대표가 처음으로 부동산 중개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던 고시생 시절이었다. 그는 공부와 숙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월세방을 찾기 위해 학교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돌아다녔지만 녹록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매물을 확인하고 가도 이미 나간 매물인 경우가 많았고 어렵게 조건에 맞는 방을 구해도 사진과 실제 매물이 달라 실망하기 일쑤였다. 1분 1초가 아까운 고시생에게 '월세방 구하기'는 꽤나 품이 들어가는 작업이었다.
회계사 시험에 붙은 이후 벤처 창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을 때 부동산 매물정보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 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안 대표는 "당시에도 네이버나 부동산114 등 인터넷 상으로 구할 수 있는 부동산 정보는 많았지만 검증되지 않은 광고성 정보가 대부분이었다"며 "검증된 양질의 정보만을 제공한다면 시간에 쫓기며 방을 구하러 다니는 세입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사업성 또한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창업 초기 안 대표는 당시 15명에 불과했던 직원들을 이끌고 서울 시내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직접 매물을 확인했다. 사진 공개를 꺼려하는 공인중개사와 집주인들을 직접만나 설득하고 양해를 구했다.
하루 4시간, 평균 10채 씩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1년 6개월여 동안 직원들이 직접 검증하며 확보한 매물 20만개는 지금의 직방을 있게한 밑거름이 됐다.
◇허위 매물 삼진아웃제…"당장 이익보다 콘텐츠가 중요"
'직방'은 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믿을 수 있는 정보만을 올린다'는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4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은 매일 새로 등록되는 매물의 건축물대장을 확인한다. 홍보성이 짙은 사진을 발견하면 보다 다양한 각도의 사진을 올려달라고 요청한다.
무조건 발로 뛰던 초기와는 달리 체계적인 허위매물 관리시스템도 갖췄다. 매물 상담 직후 팝업 화면을 통해 매물 유무와 만족도 등을 물어보는 '클린 피드백'이 도입했다. 앱이나 전화 상으로 확인한 매물을 직접 보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는데 매물이 이미 나갔거나 허위매물이었을 경우 현금 3만원과 청소용품 등을 선물로 제공하는 '헛걸음 보상제'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삼진아웃제'다. 같은 중개업체가 허위매물 등으로 3번 이상 지적을 당할 경우 직방에 더이상 매물을 올릴 수 없도록 '퇴출'시키는 제도다. 매월 회원 중개업체가 지불하는 '광고비'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수익구조 상 회사에도 불이익이 돌아오게 되지만 당장의 이익보다는 정보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안 대표는 "일부 중개업체의 경우 '따지고보면 앱 이용자가 아니라 우리가 당신들의 고객인데 왜 이렇게 깐깐하게 구느냐'며 서운해 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정이나 당장의 이해관계때문에 허위매물을 하나둘씩 인정하게 된다면 그동안 쌓아올린 '직방'의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터넷 부동산 매물정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정보의 확실성'이 갖는 의미가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직방의 매물은 모두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양질의 정보를 원하기 마련"이라며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보의 품질을 더욱 철저히 관리한다면 직방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1월 셋째 주 기준 '직방'의 주간 이용자수는 약 81만명으로 네이버 부동산 이용자 수보다 30만명 가량이 많았다. 같은 기간 부동산114, 다방 등의 이용자수는 15만명을 채 넘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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