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벤처가 연합전선을 만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을 공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마케팅 성과가 좋아 추가 협력이 이어지는 등 이 같은 협력 모델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직방, 배달의민족, 쏘카 등 각 분야별 O2O 시장을 주름잡는 벤처와 삼성전자,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대기업 간 마케팅 협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월세 부동산 정보서비스 '직방'을 운영하는 채널브리즈는 지난달 삼성전자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최대 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는 삼성전자에서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직방에서 방을 구한 이들이 이사를 앞두고 가전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지난달 말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등록한 15만개 업소 중에서 신청을 받아 네이버의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 플랫폼 '모두'를 활용해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는 방식이다. 다음주까지 100명을 모집하기로 했는데, 100명 신청 인원이 조기 마감하는 등 이용자 반응이 좋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쏘카' 역시 지난달부터 다음카카오와 손잡고 쏘카 모바일 앱에서 실시간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이 벤처와 함께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O2O 서비스가 소비자와 접점이 넓어야 하는데, 분야별 이름 난 벤처가 소비자를 연결해줄 최적의 협력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직방 이용자 수만 해도 월간 200만명에 달하고, 배달의민족도 300만명 가량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실제 삼성디지털플라자는 직방과 제휴이벤트를 진행한 후 관련 제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원래 일회성으로 생각했던 이벤트를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벤처 입장에서도 대기업과 함께 마케팅을 진행하며 홍보 효과와 이용자 증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네이버 외에도 SK텔레콤과 지난 1년간 매주 수요일에 'T멤버십' 을 이용해 배달의민족에서 결제할 경우 5000원(포인트 차감)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SK텔레콤과 협력한 후 수요일 매출이 주말 매출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이용자끼리는 수요일은 '배민 대회'라고 부를 정도로 인지도도 상당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직방을 운영하는 채널브리즈 역시 전국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에 회사 이벤트 홍보물이 배치되면서 회사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분석을 내놨다.
업계는 이 같은 협력모델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채널브리즈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기업이 벤처와 협력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현장에서 발로 뛰며 이용자를 확보한 벤처와 손잡으면서 대기업 역시 만족도가 높고, 벤처 역시 대기업과 함께 이미지를 키워갈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협력 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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